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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책

녹나무의 파수꾼 -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

by 센스쟁이 2022.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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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은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입니다. 추리소설을 좀 읽었다 하는 사람 중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한 권도 안 읽은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20년이 넘는 작가 생활 동안 무려 50편 이상의 작품으르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역시 또 '밀리의 서재'를 통해 이 책을 만났습니다. 

 

이것이 녹나무입니다

 

녹나무의 파수꾼

 

주인공 '레이토'는 막장인생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나름대로 밥벌이를 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억울하게 쫓겨난 회사에서 생활비도 마련하고, 소심한 복수도 할 마음에 '기계'를 훔치다 징역을 살 위기에 처합니다. 갑자기 나타난 변호사가 레이토를 구해주면서 먼 친척이라는 노부인을 소개해줍니다. 그리고 그 노부인은 레이토에게 '녹나무의 파수꾼이 돼'라고 얘기합니다. 

 

막상 녹나무의 파수꾼이 되었지만 중요한 것은 녹나무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밤에 오는 손님을 맞이하는 일입니다. 이 손님들은 녹나무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옵니다. 손님들은 예약을 하고 방문하여 레이토에게 초를 받아들고 녹나무 안으로 들어가 혼자 시간을 보내고 옵니다. 사람들은 이 행위를 '기념'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기념'을 끝낸 사람들 얼굴에는 묘하게 개운한 느낌이 듭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

 

사실 여기서 나오는 '기념'은 '뜻깉은 일이나 인물을 잊지 않고 마음에 간직하다'는 뜻보다는 '생각을 기록한다'라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수 천년을 살아온 이 녹나무에 '생각'을 기록해 놓을 수 있고 그 생각을 기록한 사람의 가족이 오랜 시간 뒤에 방문하여 그 '생각'을 전해 듣는 것입니다. 살아 있을 땐 전혀 이해할 수 없던 서로가 녹나무를 통해 숨김없이 서로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기념을 끝낸 사람은 기념을 끝낸 사람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소원은 누구의 소원일까요. 생각을 기록해놓은 사람이 이뤄지길 바란 소원일까요. 그 사람의 생각을 읽고 싶었던 사람의 소원일까요. 화려하게 보였던 삶 속에 숨겨져 있던 과거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 그때의 솔직한 감정을 누군가에게 가감 없이 전할 수 있는 존재로 '녹나무'가 사용됩니다. 가족이 우리 곁을 떠날 때 중요한 것은 '남겨진 기록이나 유언'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으며, 가족을 위해 어떻게 헌신하며 마음을 썼는지'라는 것을 작가는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디민 페이지수가 조금 있으니 연휴나 주말에 쭉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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