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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 우리 할머니 이야기

by 센스쟁이 2022.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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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이대로 죽을 수 없다'는 71세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 할머니와 그 손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박막례'님은 언니들이 치매가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절망하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들은 손녀 '김유라'님이 할머니를 모시고 호주에 여행을 가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손녀는 할머니와의 여행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이것이 100만 유튜버가 된 박막례 할머니의 시작이 되었다. 

 

 

전반전: 우리 할머니 이야기 

 

2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나 이름을 '막례'로 지은 할머니. 오빠 둘이 전쟁통에 죽은 후에도 여자들은 공부같은거 시키는 거 아니라 했던 아버지. 언니들은 일찍 시집을 가버리고, 집안일을 하던 할머니는 주책없는 친구의 도움으로 가난한 동네 남자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 집안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남편 덕분에 파출부, 엿장수, 떡장사, 과일장사, 식당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였고, 빚보증까지 잘 못서서 고생까지 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도 용인에 작은 식당을 열고, 이에 감사하며 40년 동안 매일 새벽 4시에 출근하여 일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남은 것은 '치매 고위험군'이란 진단이었다. 

 

요즘 엄마가 티비에서 '전원일기' 재방송을 종종 보신다. 내용을 보고 있으면 '저 시대에는 저런 게 참 당연했었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시어머니에게 불만 같은 건 얘기하지 않는 게 미덕인 것, 남자끼리 방에서 상을 차려 먹고, 여자끼리 부엌 한 구석에서 상을 차려 먹는 모습. 지금 10대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런 시대를 몸소 겪어낸 박막례 할머니이기에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정말 잘 버티셨다는 생각이 든다. 

 

후반전: 인생은 이제부터야 

 

손녀는 할머니가 '치매 고위험군'이라는 얘기를 듣고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철딱서니 없는 사람으로 찍혔다. 이 참에 퇴사를 해버리고 할머니와 호주로 떠난다. 할머니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등산복 차림으로 호주 곳곳을 누빈다. 손녀는 할머니에게 이렇게 입고 있으니 호주를 온 건지 동네 뒷산을 온 건지 모르겠다며 옷을 갈아입자고 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새로운 원피스를 사 입으면서 할머니의 인생이 다시 시작된다. 

 

손녀 김유라씨가 할머니 영상을 만드는 제1의 원칙은 '할머니가 즐거울 것'이다. 여행 중 할머니가 카트를 타자마자 넘어져 다친 일이 있었다. 손녀는 '괜히 할머니한테 이런 걸 하자고 해서 할머니가 다쳤다'라고 자책했다. 그런 할머니는 손녀를 보고 "다친 것도 추억이여. 이런 건 영광의 상처다. 내가 도전하려고 했다가 생긴 상처라 괜찮아. 금방 나을 거야."라고 하며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 후의 패러글라이딩은 멋지게 성공했다. 

 

할머니는 주로 10~30대들이 하는 메이크업 영상을 치과갈 때 메이크업, 정형외과 갈 때 메이크업으로 만들어 올리고, 할머니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하는 영상을 찍어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된다. 구글 초대장까지 받아 유튜브 사장인 수잔과 구글 CEO인 순다까지 만나게 된다. 도전한다는 것 자체를,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 자체를 큰 기쁨으로 느끼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 그리고 할머니는 그 시대를 살아온 경험치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명언을 자주 투척해주신다.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하나. 북치고 장구치고 니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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